김성근 감독이 있기에 미워할 수 없는 SK

아래 잡담에도 썼지만, 요즘 웹서핑하다가 눈시울 붉히는 게 일과 중 하나다. 오늘 나를 울린 기사는 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의 기사 중, 지난 2월 SK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김성근 감독과의 대화 편이었다. (하도 할 일이 없어서 예전 기사까지 찾아 읽었다-_)

많은 사람들이 그랬겠지만, 나 역시 SK와 김성근 감독을 싫어했다.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동업자 정신도 없는 비정한 감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가. 프로란 그런 것이다. 내 성적과 팀의 성적이 곧 연봉과 직결되는데, 가족의 생계가 내 한 몸에 달려있는데 (정해진 룰 안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긴다는 게 무엇이 탓할 일인가. (처음엔 그가 승리를 위해서라면 상대팀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도 아랑곳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건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생각을 바꿨다)

또한 그가 오직 승리에만 집착하는 비정한 감독이라는 편견은, 선수를 지키기 위해 몇 번이고 감독직을 내놓을 정도로 자기 선수들에게 헌신적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가볍게 무너지고 만다. 가족에겐 미안하지만 자기 가족보다 선수들이 더 신경쓰인다고 말할 만큼 모든 '퇴물' 선수들의 지푸라기가 되어준 감독이다. 또 감독에겐 1승이지만 선수에겐 영원한 패가 될 수 있다고, 서두르지 않고 지켜볼 거라고 말하는 사람을, 선수들의 현재만이 아니라 은퇴 이후의 삶까지 염려하는 사람을 어찌 비정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가 하는 말을 보면, 또 선수들이 그로부터 배웠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것이 야구가 아니라 인생에 대한 것임을 알게 된다. 그가 즐겨쓰는 말 중에 '일구이무(一球二無)'라는 말이 있다. 공은 두 번 오지 않는다, 즉 기회는 한 번 뿐이라는 말이다. 한 번의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 지를 알기에 그는 그렇게 자신의 직분과 선수들에게 헌신을 다한다. 또한 모든 선수들에게 공정해지기 위해 선수들과 밥 한 번 먹지 않을 만큼, 결벽증에 가까운 그의 장인정신에는 존경을 표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오늘부터 롯데와 SK의 3연전이 시작되었다. 요즘 한창 승기를 타고 있지만 여전히 어설픈 면이 많은 롯데와 박경완이 빠졌어도 여전히 완벽에 가까운 SK의 대결. SK는 연습 많이 하기로, 롯데는 연습 적게 하기로 유명한 팀이다. 어느 SK선수가 그랬다던가. 롯데만큼은 꼭 이기고 싶다고. 롯데같은 팀에게 지면 자신들이 한 그 피나는 연습은 뭐가 되냐고. 로이스터 말대로 연습시간이 전부는 아니지만, 김성근 감독 밑에서 훈련한 시간들은 결코 허투루 흘러가지 않았을 것이다. 롯데의 승리를 바라지만, 진다고 한들 분해하거나 억울해하지도 않을 것이다. SK는 이길 자격이 있는 팀이다. 적으로서 상대하기는 껄끄럽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 SK와 같은 강팀이 있다는 건, 또 김성근 같은 감독이 있다는 것은 한국 야구의 자랑이자 축복이 아닐까. 

서두르지 않을 거예요. 감독에겐 1승이지만 선수에겐 영원한 패가 될 수 있어요. 감독이 서두르면 선수가 죽을 수 있습니다. 지켜봐야지요.

대안 없는 야구는 오래 가지 않아요. SK야구는 언제든지 가능성을 보고 쫓아다니는 야구에요. 어떤 선수도 버리지 않고, 지켜보고 믿음을 주고 길을 알려주면 팀과 개인 모두 성공합니다. 잘 들으세요. 노력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로 옵니다. 그게 SK의 야구입니다.

손가락 보세요. 엄지가 짧다고 버릴 수 있나요? 중지가 유독 길다고 자를 수 있나요? 그럴 수 없지요. SK 야구는 ‘수비는 잘하는데 타격은 못하면 너 2군 가라’가 아니에요. ‘넌 수비를 잘하니까 그걸 극대화시키자’하는 거예요. 각자의 개성과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게 야구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겁니다.

항상 사람이란 건 앞으로 가야지. 현재는 없어요. 현재는 후퇴에요. 여기서 어떻게 대처하고 앞으로 어떻게 나갈까 생각해야 해요. 프로는 뭔가 아세요? 장사꾼은 장사할 때 자지 않아요. 선수들 보세요. 선수들 다 개인사업자 아니에요. 못치고 못 던지면 자면 안돼요. 고민해야지. 아쉬움 속에서 살아야 하고. 그게 프로에요.

오늘 박 기자 컨디션이 어땠는지 모르겠어요. 50%인지 70%인지 몰라요. 하지만 난 그래요. 50%밖에 안 되니까 쉰다? 난 오히려 50%밖에 안 되니까 100%를 만들기 위해 50% 더 노력하자. 그거에요. 그게 성공하는 비결이에요. 여러분도 지금 현실에 좌절하지 말고 땀을 믿으세요. 성공은 곧 노력입니다. 설령 노력했는데도 성공이 좌절됐다고 무릎 꿇지 마세요. 또 도전하세요. 그래도 안 되면 또 도전하세요. 저는 67살이 되도록 그걸 믿으며 살았고, 65살에 성공을 했어요. 좌절하려거든 절 보세요. 절…. 여러분은 반드시 성공합니다. 자신을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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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stock | 2009/07/04 00:15 | 야구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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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7/0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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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woodstock at 2009/07/05 22:34
재미있는 전시네요. 덕분에 눈높이가 높아질 듯 해요^^ 애프터눈 티 세트는 언젠가 홍콩에 가게 되면 저도 한 번 먹어보고 싶어요 기회가 될 지 모르겠지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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